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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와 만남

가이드포스트에 실린 국제구호활동가의 글


몇 달 전에 아는 지인의 갑자스러운 부탁을 받고 원고를 하나 작성하였습니다. 국제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적 배경에 대한 글입니다. 이 글은 가이드포스트(www.guideposts.co.kr) 2012년 6월호에 실렸습니다. 


내 거처는 광야~ 그러나 내가 선 곳은 벧엘이었다. 


                                     하재웅 / 국제구호활동가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시며, 당신을 향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내 삶 속에서 믿음의 도전을 시작하게 했고, 여전히 세상 속에서 내가 살아가야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해 주는 문구이다. 이 문구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활동했을 때 전도 방법으로 사용했던 4영리 중 제 일 원리에 해당하는 문구이다. 난 이 문구가 믿어졌고, 이 문구를 지금도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한 진리를 믿고 있었던 어느 날, 난 텔레비전을 통해서 태어나자마자 고통 속에서 죽어가야만했던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현실을 보게 되었다. 그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계획을 말할 수 있을까? 당시 난 그렇게 고백할 수 없었다. 정말 궁금해졌다. 그토록 가난 속에서 죽어가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은 무엇일까? 나의 하나님은 공평하시고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고 계신데, 왜? 고통받고 죽어가야만 하는 어린 생명들이 있는 것일까? 


그 궁금증 때문에 세계를 향한 믿음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몽골에서 빈곤층을 지원하며 선교적 활동을 하는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 이후 OM 선교회, KOICA 해외봉사단 등 거침없는 여정의 출발점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에 대한 궁금함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온 몸과 마음으로 현장을 다닐 수 있었다. 어느 것 하나 결코 쉽지 않았던 하나 하나의 과정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은혜의 시간이요, 수없이 체험한 기적들을 통해서 믿음을 보다 견고히 세워나가는 성숙의 과정이었다. 그렇게 활동하면서 난 주님으로부터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신명기 15장 11절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으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여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으나 막상 말씀을 통해서 응답을 받고, 그 말씀에 대한 성경적 맥락을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놀랍고 경이로웠다. 하나님은 공평과 정의를 행하시는 분이시다. 나를 대한국민의 풍요함 속에서 자라게 하신 것은 그 넉넉함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하려하심이었다. 이는 나눌 수 있는 자에게도 그리고 공급받는 자들에게도 놀라운 은혜일뿐만아니라, 내 안에는 이미 그들의 몫이 있었던 것을 구약의 율법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난 현장활동의 한계를 체감하게 되었다. 제도적인 접근을 통해서 그 사랑과 계획을 몇 십명 혹은 몇 백명에게만 나눠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 백 만 명과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책학을 공부했고, 제도적인 접근을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였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놀라운 내용들과 체계들을 배울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잃어버렸다. 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되는 막대기일뿐인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막대기가 착각을 일으킨 것이다. 


내 모든 능력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 능력의 근본을 잃어버리고 내가 할 수 있다는 착각 아니 내가 바꿔야한다는 교만이 내 안에서 우뚝 선 것이다. 너무나 놀라운 것은 그러한 때 하나님은 다시 내 인생에 개입하시기 시작하셨다. 내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막대기뿐인 존재라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나의 길을 막으셨고, 나를 다시금 아무것도 없는 광야로 불러주셨다. 덕분에 난 막대기뿐인 존재감으로 회심을 할 수 있었다. 


이젠 믿음의 선배들처럼 나도 가나안을 바라고 있다.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요단강도 건너야하고, 아직 광야의 여정에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내게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구름 기둥과 불 기둥이 보이며, 매일 먹을 만나가 있고 메추라기까지 먹여주셨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서있는가?보다 하나님과 만나는 지점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진정으로 발견한 하나님의 사랑이요 계획이었다. 내가 서있는 이곳이 항상 벧엘이기를 오늘도 기도해본다. 


가이드포스트에 실린 원고 전문입니다. 


아이폰의 네이버 카메라로 편집을 해서 올린 원고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