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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ODA Watch연재기사]KOICA 한국해외봉사단 사업을 만나다.





ODA Watch NP(NGO Professional) 연구팀 프로젝트
'우리는 왜 해외봉사단에 주목하는가?"

ODA Watch NP(NGO Professional)모임에서 봉사단 연구 모임을 주제로 잡은 이후, 그 첫 번째 연애의 대상을 KOICA에서 진행하는 한국해외봉사단 사업으로 잡았다. 그것은 우선 모임의 태생 자체가 ODA Watch이기 때문에 ODA의 감시자적 측면이 강조되었고, 한국해외봉사단이 단일기관에서 파견되는 봉사단으로는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2006년 을 기준으로 한국의 ODA에서 봉사단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1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다른 공여국들에 비해서도(대부분 2퍼센트 이하 수준이며, 비교적 비중이 큰 국가는 영국이 5퍼센트, 일본이 3퍼센트) 큰 점유율이다. 이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으나, 우리는 한국의 비교우위가 인적 자원에 있으며 국민과 함께 참여하는 원조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보며 비율에 대한 문제보다 사업의 질적인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봉사단 사업은 시행된 지 올해로 17년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2004년부터는 정치권의 의지로 기존의 파견 규모에서 350퍼센트나 늘어난 700명 정도를 매년 파견하고 있다. 급격한 인원 확대가 현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의해서 추진되었음을 상기한다면, 이에 대한 성과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차기 정부에서는 사업이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연구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가장 먼저 언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 봉사단 철학의 문제이다. 최근 외교통상부는 ODA 정책 이념과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단 사업의 철학도 ODA 정책 이념과 방향성을 따라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이는 연계성을 갖는 작업이지 순차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10년 전부터 KOICA 봉사단 사업 관련 보고서들을 보면 사업의 철학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철학의 부재에서 가져오는 비효율성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훈련체계에 있어서 2004년에는 기존에 8주간 받던 국내훈련을 2주로 바꾸었는데, 그러던 것이 2006년에는 4주로 2007년에는 5주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파견 방식에 따른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조정한 것이지, 특별한 원칙을 갖고 변화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국내훈련의 강조점을 봉사정신의 함양과 현지어 교육에 두고 있는데, 과연 봉사정신의 함양이 훈련으로 가능할지, 그리고 현지어 교육에 있어서 국내교육과 현지교육 중 어디에 비중을 두어야 할지 등은 재고의 여지가 크다.

다른 국가의 경우, 독일이나 미국 등은 현지적응을 중심으로 훈련을 하고, 노르웨이나 일본의 경우는 국내 훈련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KOICA는 현재 5주의 국내훈련과 7주의 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철학이 없는 무분별한 훈련의 확대를 통해 사업 예산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봉사단을 대폭 증원한 이후 모집과 선발에 있어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05년의 경우 파견시험 응시자가 1,005명으로 모집 공고의 1.1배에 불과했으며, 지원분야에 적합한 사람만 선발하다 보니 386명만 파견되었다. 이는 모집인원인 946명의 40%정도 밖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집 선발은 우수적격자를 선발하기보다는 전형과정을 쉽게 만들어 최악의 부적격자만을 가려낸 다음 모집인원을 채우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양과 질, 둘 다 문제가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난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교사, 공무원 및 직장인들의 공식적인 휴직 지원제도를 정비하여 봉사단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국제개발 교육을 확대하여 해외봉사단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방향성이 정립되지 않은 듯한 모습은 사업부의 운영 실태에서도 드러난다. ODA사업에서 봉사단 사업은 매우 특이한 사업이다. 다른 ODA 사업과 다르게 사업주체가 상대(관리)해야 하는 주된 대상은 개도국 사람들이 아니라 한국 국민들이다. 따라서 접근법이나 운영방법이 상이할 수밖에 없고, 관리상의 특성 때문에 행정인력도 타 사업에 비해 많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 일본을 비롯한 대다수 봉사단 파견국들은 ODA에서 봉사단 사업을 분리해서 독립적인 사업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KOICA는 봉사사업부도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을 순환보직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해외사무소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해외근무제도를 지역전문가 양성제도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 해외근무자의 자격요건, 선발절차, 임무 등에 관한 공개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진전이 거의 없다. 이러한 실태 때문에 봉사단 사업이 KOICA가 아닌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직속 기관에 의한 파견이나, 시민사회의 위탁을 통한 파견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우리는 봉사단 사업이 하루 빨리 분명한 철학과 방향성을 갖추어 일관된 체계성을 가지고 시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호에서는 모집 선발과 교육 훈련 그리고 사무국의 운영 형태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 다음 호에서는 세 번째 연애 이야기로 봉사단의 현지 활동과 귀국 후 지원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작성: 하재웅  / ODA Watch NP 단원, (사)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 사무국